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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Jan 22' with 윰 & 숑

  • Writer: Jeong Hanna Raphaela Heo
    Jeong Hanna Raphaela Heo
  • Jan 31, 2022
  • 3 min read

Updated: Feb 8, 2022


오랜만의 조합. 유미랑은 그래도 자주 보는데 소영이를 자주 못 보다가 오랜만에 셋이 봤다. 퇴원 직후, 애들이 대체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며 얘기하다가 잡게 된 약속. 중학교 때 부터 만난 친구들이다. 유미는 내가 싱가폴에 있을 때도 우표 붙여서 편지 주고 받던 친구이기도 하고. 아무튼 오래된 소중한 인연들.



유미랑 나랑 똑같은 집게 하고 나타났다. 집게에 대해 얘기 하자면, 저번에 유미랑 만났을 때 유미가 내 집게 너무 튼튼하고 좋아 보인다고 탐내는 거다. 그래서 내가 주문한 웹사이트 알려주고 내가 산 색들 알려줘서 우린 똑같은 집게들을 갖게 되었다.


유미는 모른다. 이거 사실 내가 사랑한 남자가 나한테 사줬던 집게를 내가 어느 순간 잃어버려서 인터넷에서 똑같은 것 찾으려고 엄청 노력해서 산 집게라는 걸. ㅋㅋㅋ 알면 싫어할 것 같아서 말 안했음. 암튼 유미랑 커플 집게다. 유미가 집게에서 진주가 떨어졌단 얘기를 했는데, 내가 순간접착제가 대체 생각이 안나서 '급성 접착제'라고 했다. 병원을 너무 오래 다녔나 보다. 급성은 뭔 급성이야 정말... 어이가 없었다.


소영이, 소영이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 셋 중에 유일하게 철 든 친구다. 유일하게 MBTI가 J로 끝나는 친구. 유일하게 안정적인 연애를 해온 친구이자 유일하게 올 해 결혼하는 친구.



또 다시 이 곳, egg & flour에 오게 되었다. 파스타 먹자는 얘기만 나오면 모든 모임이 요즘 이 곳에서 진행되는데, 나 여기 진짜 그만 오고싶다. 언제 먹어도 맛있게 먹긴 하지만, 다른 곳도 시도해 보고 싶어...


만나서 얘기를 엄청 많이 했다. 13:30 예약으로 레스토랑에 와서, 17:30에 헤어질 때 까지 거의 4시간을 쉬지 않고 얘기했네. 소영이는 나랑 유미를 엄청 걱정한다. 유미랑 나랑 진짜 사랑 앞에서 너무나 찌질하고 순애보인 사람들이라서 유미는 3년 째 다른 연애를 못 하고있고, 나도 2-3년을 다른 연애를 못 하다가 최근에 했던 거고... 암튼 둘 다 정말 짠하다.


유미는 그 전에 만나던 남자를 너무 사랑했는데 상황 때문에 유미가 그 남자에게 헤어지자고 했었다. 헤어지자고 하면서도 너무 사랑했고, 그 날 본인이 헤어지자고 하면서도 본인이 엄청 펑펑 울면서 돌아왔다고 했고, 유미는 그 이후로도 계속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그만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지 못해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하고있고, 그래서 결혼 따위는 생각도 안 난다고 한다.


불과 2021년 중순 까지도 나와 함께 그런 얘기 하면서 서로 맨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고, 너무 힘들 때는 같이 사주와 신점까지 봤었더랬다. 나도 유미도 한 번 마음을 주면 정말 끝 없이 주고, 잘 돌아서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게 힘들어 하다가 시작한 연애를 너무 행복하게 해서 유미도 너무 기뻐해 줬던 게 어제 같은데 우리는 또 다시 함께 힘들어 하는 중이다.


유미랑 소영이가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유미는 결혼하는 친구들에게 늘 "결혼하는 사람이 네가 제일 사랑한 사람이야?"를 묻고, 소영이는 헤어진 친구들에게 늘 "그 사람 다시 만나고 싶어?" 를 묻는다고 한다. 정말, 입장부터 다른 질문이네 허허.


소영이는 늘 새로 만나는 사람이 이전 사람보다 훨씬 좋았다고 한다. 이전 사람들과 끝날 때 상처를 받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이 그만큼 좋지 않으면 만나지도 않았겠지 라는 주의다. 소영이가 가장 스스로를 위해서 실속있는 것 같기도 하다.


유미는 본인이 헤어지자고 해놓고 '헤어지는 게 옳았어'라고 본인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싶어서 마음을 끄거나 더 고집을 부리다가 1년 반을 날렸다고 했다. 사실 유미는 그 남자에게 다시 연락을 했었다, 1년 반쯤 후에. 1년 반을 힘들고 힘들다가 연락을 했을 때 그 남자에게는 이미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겨 있었다.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


소영이는 그냥 바라는 것 없고, 다음에 만날 때는 우리 둘 중 한 명이라도 제발 새로운 사랑좀 시작한 상태면 좋겠다고 했다. 진짜 제발 둘 중 하나라도 하라고 했다. 그래야 옆 사람이 보고 영향을 받아서 사랑을 시작 한다고. 근데 유미 말에 의하면 아니란다. 유미는 내가 다시 사랑을 할 때에도 영향받지 않았다. 왜냐, 전만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소영이도 유미도 내가 뭐가 그렇게 미안해서 죄책감 가지는지 이해를 못한다. 내가 이상한 건가. 나는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이 크고,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그리고 정말이지 너무 가슴아파.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무섭다. 다른 게 무서운 게 아니다. 얼어붙은 내 마음이 다시 따뜻해지지 못할까봐, 누구에게도 사랑을 주지 못할까봐. 그렇게 내 삶이 계속 차가울까봐. 소영이는 맨날 39살에 결혼하는 본인의 사촌언니 얘기를 하면서 유미랑 나도 언젠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39살이 왠 말이냐. 39살 때 까지 못하려나... 소영이는 우리가 그렇게 까지 걱정이 되나보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얼마나 큰 사랑을 주고, 얼마나 오래 아파하는지 아니까. 정말 노답이네.


친구들을 만나고 성당에 가는 길, 노을이 너무 아련하게 예뻐서 눈물이 났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어휴, 화상아. 기도나 열심히 할 거다. 내 마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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