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Mar 22' 약속 3개, 내 사랑들💜
- Jeong Hanna Raphaela Heo

- Mar 5, 2022
- 4 min read
약속 1. 비니비니
비니비니도 곧 학원 다녀서 바빠지고, 나도 다음주부터 바쁘기 때문에 둘 다 바쁘기 전에 미리 약속을 잡았다. 언제나처럼 금요일 저녁에 보자- 하고 시간은 정하지 않았었고. 그런데 갑자기 나의 유부 베프 예은이가 금요일 저녁에 모처럼 시간이 된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비니의 약속을 점심으로 당겼다. 점심으로 당기면서도 몇 시에 만날지는 정하지 않았다. 우린 늘 그런 식이니까. 허허허.
이 스트로베리 초코 컵케익이 얼마나 먹고 싶었다구... 그런데 처음 먹은 피스타치오 파이가 훨씬 맛있어서 너무 당황했다. 빈이도 맛나게 먹고! 빈이는 나랑 일곱살 차이가 나는 동생이지만 둘 다 만나면 어차피 자기 할 말만 하고 각자 놀기 때문에 참 편한 친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느날 처럼 같이 시간을 보냈다. 노래방도 갔어, 너무 좋았다구!
약속 2. 예은이
나의 오랜 친구 예은이. 유부녀가 된 그녀와는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 쉽지 않다. 오랜만에 시간이 된다고 한거라 꼭 꼭 만나고 싶었고 그래서 약속들을 조정했다. 5시에 퇴근이라고 해서 그러면 만나서 함께 명동성당 가서 미사 드리고 저녁을 먹자고 했다. 간만에 만나는 거라 식사 예약도 하고- 설레게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 하며 성당으로 갔다. 근황 업데이트도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공유도 하고... 6시 미사에 미리 도착해서 앉아서 오늘의 독서 내용을 미리 보며 생각도 하고 그랬다. 오늘 독서에서 가장 좋고 울림이 있었던 내용:
이사야서 58장 1-9절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나, 예쁜 마음으로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렇게 하루 하루 주님이 예쁘게 생각하실 마음을 갖고 살다 보면 내 빛이 새벽 빛처럼 예쁘게 빛나고 내 상처가 아물까? 내 뒤를 지켜 주시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의미있는 독서 내용으로 마음에 담았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예은이가 친구랑 미사 드리러 온 게 처음이라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의외였다. 예은이는 오랜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에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내가 친구들이랑 자주 미사를 다녔네!

오랜만에 예은이를 만난 건데 하늘이 어둑어둑, 흡사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편에 나오는 하늘 느낌이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려서 좋았다.
내가 예약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예은이가 오랜만에 가성비 좋지 않은, 예쁘고 맛있는 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명동성당 근처의 이 곳이 생각났다! 이전의 경험들에서는 음식 맛도 음식 맛이지만 매니저님이 너무 프로페셔널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오늘은 서버가 좀 얼타는 느낌이어서 아쉬웠다. 모처럼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데려온 건데...! 그래도 오늘 처음 시켜본 후무스 딥 맛있었고 맥주도 부드러워서 좋았다.
밥 먹으면서 많은 대화를 했는데, 예은이는 나와 참 결이 비슷한 친구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결혼을 생각하던 내가 가정을 그리며 했던 고민, 그녀도 '가정'을 만들어 나가며 지금 똑같이 하고 있더라고. 내게 너무 공감하면서 말을 시작한 예은이의 걱정도 알게 되었고, 결이 비슷한 친구로써는 사실 의미있는 고민이고 걱정이란 생각이 들어서 안도했다. 그런 걱정은 미리 미리 해서 나름의 대비책을 만들어 놓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필요한 걱정은 빠르게! 역시 우리 예은이는 현명하다 했다.
배불렀지만 디저트는 포기할 수 없기에 예쁜 카페로 이동했다. 티와 쿠키를 먹으면서 그간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내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예은이에게도 업데이트를 해 주었다. 예은이는 나처럼 공감을 참 잘 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많이 놀라고 너무 속상해하고 나만큼 가슴아프게 생각해주는 것 같았다. 다희와 예은이, 나를 설명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사랑들. 너무 고마운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인 만큼 앞으로 내가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랑해 친구들아💜
예은이가 나 때문에 많이 놀라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더 건강하고 더 예쁘고 더 멋지게 살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나의 친구들이다. 요즘 새삼 느끼는 건 내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 날 사랑으로 지켜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내가 너무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살았던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마음과 감사함을 잊지 않고 기억할게, 그리고 전부 다 몇 배로 갚을게. 내가 아픈 마음에 함께 마음 아파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약속3. 미겔&준이
나름 꼭 들르고 싶었던 약속. 민우오빠랑 준이랑 유진언니 등등 다 만난다고 해서 늦게라도 가서 인사는 꼭 하고 싶었다. 사실 요즘 독거인인 나를 잘 챙겨주는 준이 때문에라도 꼭 들르고 싶었다. ㅋㅋㅋ 요즘 진짜 서로 챙기기 바쁘지 뭐. 어휴. 둘 다 다음 연애에서는 아주 아주 행복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튼 약속에 갔는데 역시나 모든 모임의 주인공인 민우오빠, 세-상 많이들 있었다.

민우오빠랑 친한 형이 목동의 유명한 횟집에서 회도 포장해 오셨는데, 이 조그만 것 네 판에 14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뭐 그렇게까지 비싸...?'하면서 먹었는데 회가 정말 입에서 녹더라... 나, 허정, 허해나, 회 킬러, 내가 네 판 중에 세 판은 먹은 것 같다. 나는 돼지야. 유진언니도 "그래 너가 많이 먹더라. 밥 안먹고 온거야?" 했다. 나는 회를 정말 좋아하거든. 회랑 갈비찜, 내가 정말 정말 사랑하는 음식. 아무튼 맛나게 먹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처음 만난 사람들과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 보냈다.
다들 나한테 취향을 좀 바꿔 보라고 하는데 나 모르겠다. 아무 생각도 하고싶지 않고 그냥 나 하나 확실한 게 있다. 나는 마음도 많이 다치고 또 닫혀서, 이제는 내게 열심히 다가오는 사람이 있어도 '이래도 내가 좋아?' '이래도 좋다고?' 이렇게 열심히 블락 하는데도, 내가 힘든 걸 아는데도, 그래도 사랑으로 감싸주겠다는 사람이 아니면 연애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절대 내 손을 놓지 않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 내가 힘들 때 날 지켜줄 사람과 함께이고 싶고. 아무튼 그런 면에서 좋은 말 많이 해준 민우오빠한테 진짜 고마웠다. 오랜만에 만난 거지만 항상 걱정 해주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정말 앞으로는 네가 어떤 상황이어도 어떤 사람이어도 널 너무 사랑하고 아껴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서 상처를 치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맙게 생각해.
사장님이 친구인 가게에서 모인거라 즐거운 시간 보내고 들어와서 막 씻었다. 지금은 새벽 1:51, 재미지게도 놀았네. 아무튼 내 상처가 예쁘게 잘 아물길 바란다. 하늘 아래 어딘가에 있을 그의 상처도 잘 아물길 바라고, 나와의 나쁜 기억을 잊길 바라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 또 바란다. 잘 지내야지, 잘 살아야지, 잘 되어야지. 지나간 사랑을 위한 예의이기도 하다.
깊은 잠을 자고 싶다. 내일은 수녀님과 면담이 있는 날이고 벌써 수녀님 뵐 생각에 신난다. 온 세상이 날 지켜주는 것 같다. 세상에게 고맙고, 그렇게나 죽지 못해 안달이던 날 살려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그래도 잘 살아보려고 정줄 잡아가는 나에게 고맙고,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잘 자고, 잘 살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