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Jan 22' with Gaga
- Jeong Hanna Raphaela Heo

- Jan 30, 2022
- 2 min read
요즘 부쩍 힘들어 보이던 나의 동네친구 가연이와 오랜만에 만났다. 내가 반포와 문래를 오가며 살고 있어서 자주 보자고 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얘도 보통 바쁜 게 아니어서. 사실 가연이가 바빠서 못보는 게 훨씬 큰거같다. 아무튼 저녁 먹기로 하고 가연이와 만났다.
밥 먹을 수 있는 이자카야 가서 코스세트 시켰는데 갑자기 얘가 밥 먹고 왔다는 거다. 그러면 단품 시키지 왜 세트 시켰냐고 뭐라고 했더니 "니가 다 먹으면 되잖아-" 하는거다. 진짜, 엄청 많이 먹었다. 술도 엄청 많이 마셨다. 나는 적당히 마셨는데 가연이는 소주에다가 맥주에다가... 얘도 진짜 얘가 단명한다면 바로 술 때문일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요즘 힘든 건 나 뿐만이 아녔다. 가연이도 요즘 엄청 힘든 삶을 살고 있더라. 연구실의 노예가 되어 힘든 4년차 박사생인가... 4년차 맞지? 아마 맞을 거다. 매일 울면서 다니고 있다는 거다. 진짜 얘도 참 일 복 많다고 생각했다. 짠하기도 하고, 이 아이도 참 마음이 여린 애라서 걱정도 되고...
요즘 나만큼 죽고싶어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었는데 얘도 보통의 상태는 아니었다. 참 걱정이다. 둘이서 아주 이러고 앉았네.
밥 먹고 이래 저래 얘기하다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와인 & 위스키 바에 갔다. 가연이가 술 대장이라서 술 엄청 마셨고 나는 아이스크림을 공략했다.
혹시 아이스크림이 남는다 하더라도 아이스크림은 미니컵으로 살 수 없다. 좀 먹으려고 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파인트를 사왔다. 아이스크림 먹고, 와인 한병 까고, 위스키 (지로) 도 마셨다. 물론 나는 거의 안 마셨고 맛 본 정도...
가연이와 나의 삶 왜 이렇게 쓴지 모르겠다. 쓰디 쓰다. 둘 다 죽지 못해 사는 느낌의 대화만 주구장창 했다. 가연이가 "그래도 죽을거면 꼭 얘기 하고 죽어라, 인사라도 하게. 나도 죽고싶긴 한데 솔직히 나는 무서워서 못 죽을거같아" 라고 했는데 참 씁쓸했다. 죽으면 꼭 얘기하고 죽을게, 인사라도 하고 안녕 하자.
가연이가 나 요즘 성당 왜 이렇게 열심히 다니냐고, 본인도 종교가 좀 필요하긴 한 것 같다고 했는데... 내가 봐도 그래 보인다. 가연이에게도 무언가 그 마음을 지탱해줄 동력이 필요하다.
가연이가 행복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가연이가 행복하고 사랑만 받기를 바란다. 주변 사람들이 가연이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가연이가 말하지 않더라도 그 무거운 짐을 알아서 덜어주길 바란다. 혹여 짐이 덜어지지 않더라도 가연이가 현명하게 힘든 시기를 잘 넘길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게 내가 가연이를 위해 하는 기도다.
보고 있니? 야, 내가 널 위해 기도하고 있다. (지 코가 석자) 힘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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