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8 Jan 22' @ 수녀원

  • Writer: Jeong Hanna Raphaela Heo
    Jeong Hanna Raphaela Heo
  • Jan 28, 2022
  • 2 min read

Updated: Feb 5, 2022



이나랑 브런치를 먹고 나서 내가 향한 곳은 또 다시 성당이다. 요즘 성당을 참 자주 온다, 주에 최소 두번, 많을 때는 세번도 온다. 내일은 설 연휴로 교리 수업도 없고, 수녀님께 드리고 싶은 것도 있어서 일 도와드리고 미사드릴 겸 왔다. :-)



내가 다니는 명동성당 뒤로 쭈욱 걸어 들어가면 이렇게 성모님이 계시고, 그 뒤로는 수녀원이 있다. 10분 동안 장궤를 했다, 평생을 종교 없이 살다가 이렇게 열심히 나오다니... 나도 참 신기한 아이다. 암튼 나는 교리반 진행해주시는 은주 마리헬렌 수녀님과 늘 연락을 하고, 수녀님이 많이 챙겨주시는데! 오늘은 효주 아네스 수녀님께서 데리러 나와주셨다.



수녀님을 뵙는 곳은 늘 같다, 수녀원 내 도서관! 마리헬렌 수녀님이 계신 곳이다.


수녀님이 너무 날 잘 챙겨주셔서 오늘은 내가 수녀님께 드릴 과일청을 만들어 왔는데, 수녀님께 또 선물을 받았다. 성모님 모셔가라면서 주셨다. 수녀님은 정말 나를 너무 예뻐하신다. 성모님과 아기예수님의 손이 맞닿아 있는 상은 거의 없고, 이건 석고로 틀 떠서 만든거라 다른데서 파는 것도 아니라고 하셨다. 집에 조심히 잘 들고와서 화장대 위에 놓았다. :-)



오늘 수녀님들과 함께 책 정리하고 버릴 책은 분리수거 했다. 오래된 책들을 만지면서 도와드린 거라 수녀님들이 입으시는 수녀복 천으로 된 앞치마! 를 입고 작업을 도와드렸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수녀님들은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잿빛 의복을 입으시는 거라고 한다. 먼지 엄청 먹은 것 같지만 무거운 거 들어드릴 수 있고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어서 기뻤다.


버리셔야 하는 문서 파쇄도 해드리고, 마리헬렌 수녀님이 오늘 성가 부르셔야 하는데 음을 잘 못 잡겠다고 하셔서 수녀님 성가 부르시는 것도 음정 잡아드리며 도왔다. 그리고 책 뒤에 열람증이 저렇게 붙어있는 것 정-말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어릴 적 엄마 아빠 손 잡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릴 때 저 카드에 이름도 쓰고 도장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추억...



다섯시에는 수녀님과 함께 수녀원 내의 성당에 가서 기도를 했다. 오늘 사제 서품식이라는 게 있어서 대성전에서는 미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곳에 오래 있었다. 한 오십 분쯤 기도 했나보다. 나는 오늘도 기도 하면서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울었다. 나중에는 콧물이 정말 줄줄 흐를 거 같길래 휴지 가지러 화장실에 가서 코까지 풀고 휴지까지 들고와서 기도 드렸다.


어떤 눈물일까... 나는 스스로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질문을 많이 또 자주 던지는 사람이다 보니 어느 순간에도 나의 WHY를 금새 알아채곤 하는데, 이 눈물의 의미는 정말 아직 정의하기가 어렵다. 너무 복합적인 감정들이 뒤섞인 눈물이라서 뭐가 주요한지, 무엇이 더 섞여있는지 확신이 없는 거다. 간절함의 눈물과, 마음 아픔의 눈물과, 참회의 눈물과, 그 외 다양하고 미묘한 감정과 생각들로 눈물이 나는 거겠지. 눈물 뚝뚝 흘리는 게 아니라 정말 눈물이 주룩 주룩 흘러 내린다. 그래도 그렇게 울고 기도하고 나면 마음에 고요함이 찾아온다.


요즘은 대부분의 시간에 마음이 공하고 자주 멍하다. 예은이는 내 마음이 '없을 무'의 상태인 것 같다고 표현 했는데, 맞는 것 같다. 뭐랄까,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영(0)의 상태랄까. 이따금씩 마이너스가 되기도 플러스가 되기도 하지만, 마음이 '없을 무'인 상태는 정말 맞다. 요즘 나의 영혼은 그 어느 때 보다 고요하다.

Comments


+82-10-2393-0890

SOMEWHERE IN BANPO, SEOUL, KR

  • Facebook
  • Twitter
  • LinkedIn

©2022 by Jeong Hanna Raphaela Heo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