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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Feb 22' 정이의 하루, 기도

  • Writer: Jeong Hanna Raphaela Heo
    Jeong Hanna Raphaela Heo
  • Feb 26, 2022
  • 1 min read


23일의 정이는 너무 힘들었다. 21일 부터 마음이 싱숭생숭 했던 정이는 23일에 너무 힘들어 했다. 그래서 정이를 데리고 성당에 갔다. 멀리 갈 힘도 없기에 근처의 성당으로 갔다. 정이는 조용한 동네, 평일,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달래는 듯 했다. 21일에 마음이 싱숭생숭 하다가, 22일엔 마음이 시리다가, 23일엔 마음이 저렸다고 했다.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들어주었다.


24일의 정이는 심난했고 슬펐다. 우크라이나 너무 불쌍하고 푸틴 진짜 못ㅂㅇㅊㅁㅇ 망나니... 그 아이의 마음이 평화롭지 않으니 외부 세상이 평화롭지 않은 게 걔한테도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뭐랄까, 그 평화롭지 않은 마음이 선을 그리며 어딘가로 뻗어나가다가, 어딘가에서 뻗어나오던 평화롭지 않은 세상의 선과 intersect 했나 싶은 느낌이었다. TV 속, 뉴스 속, 아픈 사람들의 모습과 절규에서 무언가 맞닿은 느낌을 느꼈나 보다. 내 머리까지 혼란해졌고 마음이 불안해졌다.


그 순간 느꼈다. '과잉공감 중이구나'. 한 발자국만 멀리서 보면 조금은 더 평화롭다. '나를 관찰중인 나'를 '나'라고 생각하고 잔상과 이미지들을 다시 불러오고, 또 반복해서 돌려보는 거다. 과거에 내가 이런 식으로 나를 조망할 때 나는 보통 내 고통을 줄이고 싶었고, '내 고통을 줄이고 싶은 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과거의 나는 그러한 내가 싫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내 모습이 굳이 싫지 않다. I just let me be. 왜냐면, 그랬던 나인데 이런 내 모습이 전혀 싫지 않을 만큼 요즘 내가 꽤나 fragile하고 또 스스로에게 엄하기 힘든가 보다 싶은거지.


그리고 사실 아픈 마음에는 조망하는 시선을 갖는 것이 꽤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신 단단하고 온전할 때나 '고통을 줄이는 내 자신이 싫어-' 호기롭게 스스로에게 도전할 수 있었지. 시니컬한가?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 또 그렇지는 않아. '내 상태는 이러해' 하고 받아들이고 보듬어 주려는 과정에 있는거지. 고무적인 일이다. 요즘의 나는 진짜 그 어느 때 보다도 나의 inner-self와 너무 친해서 내 모든 생각의 흐름이 다 crystal clear한 느낌이다. 불안함에도 좋다.


(24일의 정이가, 24일에 스타벅스에서 쓴 일기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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