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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Jan 22' Why Raphaela?

  • Writer: Jeong Hanna Raphaela Heo
    Jeong Hanna Raphaela Heo
  • Jan 24, 2022
  • 4 min read

Updated: Feb 5, 2022



일어나자 마자 수녀원에 갈 준비를 했다. 내가 듣는 교리반을 이끌어 주시는 마리헬렌 수녀님이 초대해 주셔서 평온을 찾으러 수녀원에 다닌다. 오늘은 수녀님과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고, 눈물 흘리며 함께 기도하고, 평화가 찾아오길 빌었다. 수녀님은 내 모든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다 알고 계신다. 다희와 수녀님, 모든 상세한 일까지 다 알고있는 유일한 두 명이다. 수녀님께 너무 많은 선물도 받았다. 성경책, 에프램 수녀님의 책, 등등... 현애(우리 엄마, 아네스)가 그랬다, "감사하게 참 많은 은혜를 받고 있네..."


참 신기한 일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신의 힘이 의인화 되어 '부처님', '예수님', '알라' 등으로 불리는 것을 믿어본 적이 없다. 그저 힘일 뿐, 그저 힘일 뿐. 그런 내가 요즘 성당에 두 세번을 꼭 나온다. 수녀님과 시간을 보내는 날에는 대낮부터 와서 함께 있다가 저녁 미사를 드리고 집에 온다. 이런게 바로 믿음의 신비인가...? 친구들은 진짜 경악한다, "정이 죽을 때 된 거 아니야?"라면서... "세 번을 죽을 뻔 했잖니 얘들아..." 나도 무언가 신기하다 보니 정말 믿음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수녀님은 나를 왜 이렇게 예뻐하시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 교리반에 40-50명의 사람들이 큰 강의실에 모여 PPT 보며 수업 듣는 건데 유일하게 오직 나 하나만 수녀님과 따로 연락처를 나누어 가졌고 연락과 기도를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녀님은 날 위한 기도를 해주시고, 내게 마음이 너무 예쁘고 착하다고 해주시고, 영혼이 맑고 밝다고 말씀 해주신다. 내가 맨날 기도하면서 울어서 그런가...? 아무튼 오늘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고, 따스한 위로를 받았다. 가끔 생각하는데, 나는 하늘에 계신 누군가에게 아주 큰 사랑을 받고있는 것 같다. 2021년에만 내 목숨을 네 번 구해주셨고, 내게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치유의 시간을 만들어 주신다.


수녀님이 오늘 루갈다 수녀님도 소개시켜 주셨다. 토요일에 함께 기도해주신 에프램 수녀님도 만나게 해주시려 했지만 에프램 수녀님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마리헬렌 수녀님과 루갈다 수녀님과 함께 수녀원 내 조그마한 캔틴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었다. 루갈다 수녀님은 정말 소녀같은 분이었다.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목소리도 너무 여성스러우셔서 "우와" 했다.


마리헬렌 수녀님이 루갈다 수녀님께 "정이는 라파엘라가 될거야" 라고 말하셨다. 마리헬렌 수녀님이 세례명 정할 때에는 그냥 예쁜 이름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정하는 것이니 잘 알아보라고 하셨었다. 그리고 나는 라파엘라가 될 거라고 말씀 드렸었다. 루갈다 수녀님은 내게 어떻게 라파엘라를 정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셨다.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꽤 선하고 따스한 사람이어서 사람들의 마음에 치유를 주고싶고, 지금까지는 내 마음이 넉넉해서 치유를 줄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그런데 요즘은 나의 치유가 가장 절실하다고. 나라는 사람의 모든 키워드가 '치유'와 '선함', '사랑'에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루갈다 수녀님은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하셨고, 내 인상이 너무 좋고 선해서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루갈다 수녀님이 헬렌 수녀님께 어쩌다 참 예쁜 신자를 데려와 소개시켜 주셨냐며 감사하다고 하셨다. 다음엔 더 길게 만나자고 하셨다. 감사했다.


루갈다 수녀님과 헤어지고 수녀원 내 성당으로 가는 길에 마리헬렌 수녀님이 말씀하셨다, "정이도 나중에 수녀 되면 좋겠다~." 하하 웃어 넘기며 무언가 죄의식을 느꼈다, '저는 자격부터 미달인 걸요...' 나라는 사람은 원래도 불완전 했고,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은 심지어 불안정하며, 나 조차도 나의 마음을 잘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나는 원래 나의 마음, 나의 생각, 나의 기분, 어디로 부터 오는건지 왜 그런건지 기가 막히게 잘 아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수녀님들은 내가 성모님의 사랑을 너무나 많이 받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한 평생 믿음이 없었는데 어느 힘든 날 이끌려 성당에 왔다는 것 부터 누구의 조언이 있었든 결국 하느님의 부름이라는 것이다. 성당에 와서도 단순히 교리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유일하게 나 홀로 수녀원으로 초대받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도 정말 큰 선물이라고 느낀다. 좋은 수녀님들을 만나, 너무나 특별한 챙김을 받고 있으며, 나 역시 그 마음이 부담스럽지 않고 너무 너무 감사하다. 또 그런 선물과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믿음이 찾아오기를 더 열심히 기도 중이다.


정말 처음으로 고통은 선물이라는 믿음이 사라지고 받아들이기 너무 어려운 아픔을 겪는 중이다. 나의 삶은 정말 많은 시련과 고난과 역경으로 얼룩져 있는데, 난 진심으로 그 모든 게 다 날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왔다. 내 모든 고난은 나를 더 겸허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삶의 지혜와 현명함이 있는 사람으로 길러 주었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은 좀 다르다. 신을 원망했고, 나를 놓기도 했다. 대신 이번에 끝끝내 잘 견뎌낸다면 정말이지 마음이 굳건하고 곧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은 강하게 든다. 힘든 만큼 겸허해 졌었고, 힘든 만큼 사랑이 많고 마음이 따스한 사람이 되었고, 힘들었던 것 만큼 지혜와 혜안을 얻었다. 평탄한 삶을 살아서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그런 소중한 가치들을 난 가졌고, 난 그걸 선물이라 생각해 왔다. 숱하게 겪은 힘듬인데 이렇게까지 힘들고 이렇게까지 아파본 게 처음인 만큼 잘 견뎌내고 나면 그만한 보상이 있을 걸 머리로는 정말 잘 알지만, 여전히 힘든 과정이다.


수녀원 내부의 성당에서 기도를 열심히 드렸다. 뼈 깎는 아픔이다. 기도를 하다 보면 마음이 참 아프고 고통스럽다. 내 힘든 마음은 내가 알고 있으니, 나로 말미암아 힘들어하고 있을 그 마음들 역시 내가 다 알고 있으니, 내 죄는 내가 알고 있으니, 나는 절대로 mindfucking 하면서 스스로를 속일 수 없는 사람이니... 그 모든 고통을 짊어지고 일어나려 노력중인데, 채 일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떼어야만 하는 이 과정은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고, 또 힘들다. 힘에 부친다 정말, 스쿼트인가 싶기도 하고...


수녀원에서 5시에 기도를 드린 후에는, 수녀원에서 나와 대성전에 가서 6시 미사도 드렸다. 평일 미사가 너무 좋은 게, 사람이 많지 않고 오롯이 나에 집중할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리고 명동성당은 정말 들어가기만 해도 holy한 느낌이 가득해서 하느님이 품에 안아주시려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기도라는 건 별게 아니라 그 본질은 결국 성찰과 반성, 의지를 다지는 데에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누가 교회 데려가면 교회 가서 기도하다 울고, 성당 데려가면 성당에서 울고, 절에 가면 절에서 그렇게 절을 많이 하고, 뭐 그랬던 거 아닐까...? ㅋㅋㅋ 생각해 보니 웃기네... 어느 종교이든 친구들은 나를 데려가면 늘 당황했고, 그 곳의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신실한 줄 알았더랬다. 아무튼, 나를 위해 기도했고, 수녀님을 위해 기도했고, 내게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나의 다섯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가족을 위해서는 정말 온갖 기도를 다 했다. 나를 위해서는 내 죄를 용서해 달라고, 내 아픈 마음은 어루만져 달라고, 날 가엾이 여겨달라고, 굳은 믿음을 선물해달라고, 그렇게 빌고 또 빌었다.


나는 결국 오늘도 시작부터 끝까지 눈물로 얼룩진 기도 시간을 보냈다. 언제 쯤이면 눈물 콧물이 주룩주룩 흐르지 않는 기도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내 시간은 멈추어 있다. 제발 시간아, 조금만 빠르게 흘러줘. 나 조금만 숨 쉬게 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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