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Jan 22' with 💜다희💜
- Jeong Hanna Raphaela Heo

- Jan 21, 2022
- 4 min read
Updated: Jan 31, 2022
싱가폴 유학 시절 17살에 처음 만나 30이 되기까지 14년을 함께한 다희. 다희는 우리 집에 함께 반년 정도 살았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보다 좀 특별하다. 다희는 혼자 유학 생활을 해서 홈스테이에 월에 1200인지 1300인지를 주고 살고 있었는데 다희네 홈스테이에서 월에 1800불로 올려달라고 했었나, 아무튼 꽤 큰 금액을 갑자기 인상했다. 다희가 새로운 홈스테이를 알아보러 다녔는데 마땅치 않다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유학생활 마지막 즈음에는 엄마가 와서 나와 함께 살았는데, 우리 집에는 마침 방이 하나 남아 있었다. 싱가폴에서는 홈스테이를 내어주면 월세로 꽤 큰 돈을 받을 수 있어서 엄마가 그 방에 세를 줄까 하던 차였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다희 그냥 우리집에서 살게하고 정말 밥 해서 같이 먹는 정도만 받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사실 말이 "어떨까?" 였지 '이렇게 하고 싶으니까 해줘' 였다.
다희는 내 좋은 친구이기도 했고, 당시에 우리가 입시 준비 중이었는데 홈스테이까지 신경써서 알아봐야 하는 게 너무 서럽고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당시 내가 다른 일로 서럽고 힘들기도 했기 때문에 입시 기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잘 알고 있기도 해서 그랬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거의 1년 여 가까이를 함께 살았던 것 같다. 그것보다 더 함께 살았나?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함께 살면서 투닥거리기도 하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서로 예민할 때는 날 세우기도 했지만, 우린 참 좋은 친구였다. 예은이, 나, 다희 셋이서 학교 끝나면 맨날 우리집에 와서 엄마가 만들어 주는 맛있는 간식을 먹고 셋이 같이 낮잠을 자다가 숙제도 하고 수영장에 가서 놀기도 했던 것. 엄마도 다희를 예뻐했고, 내 도시락을 싸줄 때는 꼭 다희의 것도 함께 싸주었다.
다희 어머니 (나에겐 이모)도 날 잘 챙겨주셨다. 12학년 때 다희 한약 지으면서 내 것도 함께 지어주면 어떨까 물어봐 주시기도 했고, 싱가폴에 오실 때면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옵스에서 쿠키세트 같은 선물도 사다주셨다. 여전히 부산에 놀러가면 나를 참 반겨주시고 예뻐해 주신다, 맛있는것도 엄청 많이 먹이시고. 아무튼 가족과 가족이 서로를 아는 친구이다 보니 더 소중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있나 싶기도 하다.
다희에게 고마운 건, 11월에 내가 입원하기 직전까지 다희가 날 정말 잘 챙겨 주었다는 거다. 다희는 내가 얼마나 마음이 여린 사람인지 알고 있었고, 나에게 '따뜻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고, 2021년에 내가 얼마나 힘든 일들을 겪었는지 알고 있었고, 한 번 사랑을 하면 얼마나 큰 순수한 마음을 쏟는지도 알고 있었다. 다희는 나와는 달리 관계에 큰 마음을 쏟지는 않아서 그렇게 마음을 내어주는 날 늘 걱정하면서도, 늘 잘 챙겨주곤 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내 일상 앞에서 내가 힘들어하고 무너질 때에도 옆에서 나를 챙겼다. 당장 널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 우리 집에 가서 지내자며 날 부산으로 데려갔고, 가서도 밥 한숟가락 먹지 못하는 나를 어떻게든 챙겨서 뭐라도 한 입 먹였다. 다희는 정말 진득하고 말이 많지 않은, 진중한 친구다. 예은이와 다희, 나는 삼총사인데 참 두명 다 내게 너무 소중한 것 같다. 예은이도 똑같다. 예은이는 내가 부비의 투병을 얼마나 가슴 아파하는지 헤아려 주었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참 좋은 사람들이지, 난 복 받은 사람이다.
어쨌든 내게 이렇게 소중한 다희가 서울에 오기로 했다. 금요일을 풀로 함께 보내고 토요일 오후에 헤어지는 일정으로 만나게 되었다.
다희와 강남에서 만나 함께 해방촌으로 갔다. 다희는 엄청난 파스타 러버여서, 다희를 위해 캐치테이블에서 맛난 파스타 집을 예약 해 놓았다. 다희가 와서 그런지 몰라도 날씨도 온화했고 하늘도 너무 예뻤다. 노을지는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고, 살짝 울컥 할 만큼 하늘이 예쁜 날이었다. 예약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신흥시장 구경도 했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카페에 갔다.
우리가 가려는 egg & flour 바로 아래층에 있는 카페 무자기. 도자기를 판매하는 카페였다. 다희랑 그릇도 둘러보고 음료수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우리가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사진도 정말 많이 찍었다! 둘 다 활짝 웃고있는 사진이 너무 너무 맘에 든다.
다희랑 얘기도 참 많이 나눴다. 다희는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과 모든 전말, 모든 상황, 모든 디테일과 히스토리를 다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나는 요즘 주체되지 않는 미안하고 힘든 감정과 죄책감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다희도 여느 친구들과 다름 없는 반응을 했다. "아니 대체 네가 가족한테도 누구한테도 왜 미안하다는 거야? 너가 제일 힘들었으니까 제일 많은 일을 겪은 건데... 네 생각만 해도 모자라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마. 다른 사람들이 네게 미안해 해야 할 일이야. 네가 미안할 거 하나도 없어." 나 정말 미안할 것 하나도 없나? 아닌 것 같다. 내게는 아픈 마음과 더불어 죄책감이 참 많아. 친구들이 내 편 들어주는 것 고맙지만 위로가 되진 않는다. 편 들어주길 바라서 얘기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암튼 고마워...
그리고 6시가 되어 egg & flour에 갔다. 생면 파스타 먹고 싶다는 친구들이 있을 때 마다 자주 오게되는 곳. 다희가 너무 맛있게 먹어서 뿌듯했다. 다희가 사줬다 :-) 내가 일을 쉬고 있어서 마음이 짠했나 보다... 다음엔 내가 사줄거다!
다희가 순간 순간 포착해준 사진. 우리 자리도 좋았고 음식도 맛났고 다 좋았다. 다 먹고 나올 때 내가 빽을 두고 나온 건 안 좋았다. 직원분이 저 멀리에서 뛰어오셨다... 어떻게 백도 놓고 나오지...? 지갑 잃어버린 걸로는 부족했나 보다...
다희랑 30분쯤 걸어서 Aussie 무슨 카페에 가서 다희가 좋아라 하는 cake & tea 먹었다. 다희는 딱 세 가지에만 진심인데, 파스타, 케익, 티, 그게 전부다. 티가 특이할 것 없었는데 맛있고 좋았다. 그리고 나서 L7 강남으로 넘어왔다. 일단 엽사 하나 꼭 찍어야 하고, 삼총사이지만 함께할 수 없었던 유부유부 예은이랑 셋이 영통도 했다.
우리는 웃긴 표정 짓는 것에 너무나 진심이었다. 오랜 친구들의 매력이다. 와인처럼 짙어지는 우리 사이. 나에게 너무 소중한 친구들. 이들을 빼놓고는 나를 말할 수 없다. 다희랑 꽈자를 사와서 엄브렐라 아카데미 보면서 꽈자 열심히 먹었다. 다희는 "하, 골라도 어떻게 프로틴볼을 고르냐..."라고 했다. 다희네 집에서도 프로틴 사 마신 사람, 바로 나다.
다음날 아침, 다희랑 브런치 먹으러 빌즈에 갔다. 빌즈가 대체 뭐길래 웨이팅을 거의 1시간 한 것 같다. 주말인 데다가 피크 시간이어서 그랬나 보다. 바로 앞의 스타벅스에서 티랑 커피 마시면서 기다렸는데, 저 티가 정말 맛났다! New year's 한정이라고 하던데, 다희가 좋아한다고 시켰는데 정말 맛나더라.
요거트 볼, 팬케익, 오픈샌드위치, 커피, 다희가 만족할 만한 식사를 해서 너무 다행이었다. 다희로 말할 것 같으면, 음식이 맛 없는 건 못 참는 아이... 꼭 맛있는 걸 먹여야만 한다 다희는. 그래서 다희랑 밥 먹으러 갈 때는 엄청 신경써서 갈 곳을 고르는 편이다!
그녀가 찍어준 나의 사진. 이렇게 헤어지고 나면 또 오랜 시간 못 볼 거라서 너무 아쉬웠다. 다음에 우리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역삼역에서 다희랑 헤어지는데 괜히 울컥했다. 나는 4시 교리반에 참석하고 6시 미사를 드리러 명동성당으로, 다희는 친구 결혼식으로 갔다. 헤어지면 곧 보고싶고, 떨어지면 더 생각나는 친구다. 다희 또 빨리 보고싶다. 고맙고 사랑하는 나의 친구. 넌 너무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나도 좋은 친구가 되어줘야 하는데, 그런 날 오면 누구보다 잘해줄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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