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02 Mar 22' 좋은 시간과 불안

  • Writer: Jeong Hanna Raphaela Heo
    Jeong Hanna Raphaela Heo
  • Mar 3, 2022
  • 3 min read

Updated: Jun 10, 2022

오늘은 안암 고대병원에 가는 첫 날이었다. 나를 담당하는 교수님이 구로에서 안암으로 로테 되었기 때문에 나도 함께 오게 되었다. 언덕을 오르는 것도 힘들었지만 신관/본관이 언덕을 따라 신기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길을 헤맸다. 원래도 한 10분정도 늦은데다 초행길이라 헤맸고, 결국 한 25분을 늦게 되었다. 주차요원한테 길 물었다가 짜증난 일도 있었는데 그건 그냥 잊기로 해. 아무튼 오늘 내 진료 의뢰서도 내고 (구로에서 안암으로 옮기는 거고 같은 병원이고 같은 교수님인데 의뢰서가 왜 필요하다는 건지, 정말 의미 없는 행정 절차 극혐이다...) 환자 등록을 마쳤다.


평소와 같이 상담, 음주 체크, 생활 패턴 공유, 약물에 대한 몸의 변화반응 얘기들을 나누며 진료를 보았다. 상담은 평소와 같이 했고 생활 패턴은 요즘 엉망이고 어느 날은 너-무 오래 자서 문제, 어느 날은 아-예 못 자서 문제라고 말씀 드렸다. 약물에 대한 몸의 변화의 경우, 가끔 약이 안 맞는 사람들은 섭식 장애가 온다거나 몸에 반점이 나는 변화들이 있어서 계속 체크하는 거라고 한다. 난 약이 힘들고 그런 건 없다. 시간도 꼬박꼬박 잘 지켜서 먹고 있고, 다행히 최근 바꾼 약이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진료 텀도 늘어났다. 원래는 주에 2번씩 갔었고, 그러다 주에 1번씩 가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2-3주에 한 번씩 가게 되었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고, 한 걸음 씩이라도 진전이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이다. 조금씩 나아질 내 모습에 더 큰 희망을 걸어본다.


그리고 오늘 먹은 yum yum들. 약속이 있었고 생각보다 병원에서 시간을 많이 쓰게 되어서 늦었지만 진짜 맛난 회를 또 먹었다. 최근에 먹은 회는 다 이곳에서 먹은 것 같네. 확실히 평일에 오는 게 구성도 너무 좋고 서비스도 좋았다. 좋은 친구와 유쾌한 대화, 맛있는 음식과 술, 이런 것 말고 행복에 뭐가 더 필요할지 잘 모르겠다. 내 세상이 늘 이렇게 따뜻하길 바라고,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관계에서 얻은 따스함으로 내 마음이 가득 가득 차길 바란다.


친구라는 관계는 참 소중한 거다. 요즘 특히 더 그 소중함을 크게 느낀다. 친구만큼 오래 지속할 관계가 또 몇이나 될까 싶은 생각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0순위는 아니지만, 결혼하지 않는 이상 언제 멀어지거나 헤어질지 모르는 연인 보다는 확실히 나와 훨씬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사람들이며, 때로는 가족이 너무 가깝기에 하지 못하는 얘기도 나눌 수 있는 사람들. 친구만이 줄 수 있는 위로와 따스함이 있다. 어떤 식으로 표현되든 그 진실된 마음을 느낄 때면 늘 고맙다. 그런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게 또 고마워 나도 더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고... 좋은 에너지의 선순환 같은 거다.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영향을 더 크게 주게 되기를 바란다.


오늘 정말 먹고싶던 회 원 없이 먹었고,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여기에 탕까지 먹었다. 유자주와 하이볼도 마셨고. 요즘 보면 주에 4-5일은 맛난거 먹는 것 같은데 아주 행복하면서도 열심히 지출한 내역을 볼 때면 가끔 내가 돼지인가 싶기도 한데, 어차피 다음 주 부터는 일해야 하고 맛난거 먹을 시간조차 없기 때문에... 흑. 다음주 전까지 열-심히 먹어야지!!! (엥겔 지수를 보면, 총 지출에서 식음에 사용하는 비용의 비율이 높을 수록 저소득 가계이고 낮을 수록 고소득 가계라던데... 나는 저소득 가계를 꾸리고 있나보다...ㅋㅋ... 허허). 맛난거 먹고 먹고 또 먹고 행복한게 짱이다. 별 거 있냐고. 맛난거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고 일 할 때는 열정 불태우고, 그거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노래방에 가고 싶다고 해서 노래방에 갈 생각은 없었던 준이가 또 같이 가줬다. 이 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초등학생 때 부터, 문래동에 '로데오'가 생겼을 때 부터 존재하던 곳이다. 여전히 사장님도 같다고 한다. 내 친구인가 언니 친구인가, 하여튼 우리의 친구 부모님이 하는 곳이었는데 말이다. 낙서가 가득하던 벽은 새로운 벽지로 발라져 있었지만 의자도 탁자도 조명도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추억이 너무 생생하게 돌아오는 느낌이었고 진짜 천년 만년만에 노래방 갔던 거라서 너무 즐거웁게 놀았다. 그리고 나서 또 맥주를 마셨다. 또 감바스를 먹었다. 먹고 놀고 먹고 놀고의 정석. 즐거웁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일터에서 연락을 받아서 진짜 아직까지 고민으로 가득한 마음이지만... 내일이나 일주일 후나 뭐 언젠가의 내가 다 고민을 끝내고 결단을 내리고 미팅에 응하겠지. 나는 잘 할 수 있다, 아마도.


내가 집에 와서도 머리 싸매고 있을 게 느껴졌는지 준이가 달달구리라도 사준다며 챙겨준 아스크림과 쪼꼬볼... 아니 이거 쪼꼬볼 이렇게 맛있을 일이냐고... Halo top도 너무 기대되는데 이 피넛버터 맛은 딸기잼이랑 먹어야 해서 칼로리 파티이기 때문에 내일 먹기로 했다. 이미 쪼꼬볼 2봉지 다 털어 먹었기 때문에... 배 빵빵하고 뚱띠 된 기분이 든다. 턱살에서 느껴진다.


지금은 새벽 3시가 다 되어가고 나의 생각은 멎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언제 잠들지 모르겠지만 내일은 또 내일의 일정이 풀로 차있다. 두 가지 일을 보러 홍대에 들러야 하고, 운전면허와 신분증 재발급도 꼭 내일 받아야 할 것 같고, 문법도 조금씩 보기 시작해야 하고, 회사에서 온 연락에 어떻게 답할지도 고민 해야해. 하이고... 마음이 쥐어 짜지는 느낌이다. 오늘 몇 시쯤 되면 잘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 화-2-팅... (힘은 안 나지만...) 오늘과 내일은 약을 두배 먹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내 멋대로 조절이긴 하지만, 나 걱정된다. 아무튼 내일도 잘 살아보자.

Comments


+82-10-2393-0890

SOMEWHERE IN BANPO, SEOUL, KR

  • Facebook
  • Twitter
  • LinkedIn

©2022 by Jeong Hanna Raphaela Heo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