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Dec 21' 입원일기 5: 공기같아
- Jeong Hanna Raphaela Heo

- Feb 4, 2022
- 2 min read
Updated: Feb 8, 2022

오늘은 6일 차. 지난 시간이 아득한데 아직 6일차 밖에 안됐단 사실이 충격적이고 괴롭다. 전보다 조금은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심심한 건 같다. 심심해서 할 게 없을 때 마다 스티커북도 하고 티비도 보는데 은근 약 먹고 뭘 먹다보면 시간이 잘 간다. 나는 약을 아침엔 거의 10알쯤 먹고 점심식사 후에도 한 6알쯤 먹고, 저녁 식사 후 20:30에는 한 5-8알 정도 먹는 것 같다. 항생제에 뭐에... 약이 목에 걸릴 지경이다.
오늘은 재원님의 퇴원 날이다. 너무 너무 부럽다. 나는 아직 퇴원이 멀은 것 같다. 오늘 오전에도 면담을 했다. 주치의 선생님은 좋은 방향이고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 하면서도 내게 이런 시간이 필요했을 거라고 말한다. 이왕 입원한 김에 푹 쉬고 앞으로의 계획도 많이 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나가면 좋겠다고 말이다. 입원 기간이 긴 것 같아서 울적했는데 그래도 뭐...
아픈 생각들은 많이 나는지도 물어봤는데 당연히 안 날 순 없다. 숨 쉬는 매 순간 함께 떠 있는 느낌이다. 마치 공기같은 거다. 늘 내 주위를 감싸며 존재하는 것. 머리 한 켠을 계속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아도 늘 생각하고 있고, 생각 날 때면 더욱 괴로운 거다. 그래도 다시 되풀이 하고 싶진 않다. 먼 훗날, 잘 살아내고 살아내서 우연이나 의도가 허락해서 보기 까지는. 언제가 될진 몰라도 내가 건강해지는 게 당장은 가장 중요하다.
오늘 부의 추월차선을 다시 읽는데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제약 없이 고를 수 있다면 내가 살고 싶은 어디지?' 라는 생각을 나도 해봤다. 제약 없이 고를 수 있다면 나는 어디에서 살고 싶을까? 어디가 되었든 가까운 곳에 물이 있었으면 좋겠다. 강, 호수, 바다, 다 좋아. 그리고 녹지도 많았으면 좋겠다. 언제든 mother nature 에서 walk about이나 earthing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어디가 되었든 자연이 가까운 곳이 좋고, 사람이 너무 많은 것 보다는 CBD area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는 곳이 좋다. 해외이든 국내이든 상관 없다. '내가 살고 싶은 곳'에 대해서 생각 하는데 생각의 가지가 이렇게나 잘 뻗어져 나가는 걸 보면 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왜 떠나고 싶어하니? 어디로 가고 싶은 거니?' 내게 여러 질문을 던지며 생각한다.
Sam Fischer의 'This City'라는 노래가 머릿속에 스치며 가사가 떠오른다. '그래서야?' 스스로에게 물으며 마음을 파고 파도, 덜고 또 덜어내도, 요즘은 내 마음을 읽는 내 시선이 또렷하지 못하다. '네 삶을 어떻게 지켜낼래? 어디로 향해볼래?'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바로 내가 직면한 삶의 여정이다. So fuck it.
This city's gonna break my heart
This city's gonna love me then leave me alone
This city's got me chasing stars
It's been a couple months since I felt like I'm home
Am I getting closer to knowing where I be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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