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Dec 21' 입원일기 8: 흉
- Jeong Hanna Raphaela Heo

- Feb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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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심리검사를 마무리 하는 날이자 설아언니가 퇴원하는 날이다. 언니가 부럽기도 하면서도 한편 내 퇴원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해 보게 된다. '퇴원을 하고 나면 뭐가 바뀌지...?', '퇴원을 하면 내가 받아들여야 할 현실들에는 뭐가 있지...?'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나의 현실이 물밀듯 밀려온다. 그 모든 걸 감당할 준비가 되었냐고 물으면 아직 생각조차 어렵다. 삶은 뭘까?
너무 어렵고 어렵다. 세 번을 왜 다 살아났을까? 내 몸에 남은 흉들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데 사람들은 내 흉을 아파한다. 나는 흉이 난 내 마음을 아파하고 grieve한다. 나는 나에게서 죽음을 느꼈고, 죽음을 보았다. 마음에 하나 하나 남는 자국이 내게 어떤 아픔이 되는지, 그런건 나만 아는 일이다.
난 죽을 줄 알았는데... 또 그렇게, 또 다시, 또 살아났네. 왜 그렇게 힘들었던 걸까 생각하면 차가움이 몰려오는데, 아마도 내 마음은 아직 그 차가움을 열어보기가 힘든 것 같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차가운 상자가 내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언젠가 열어야만 하는 순간이 오겠지.
요즘은 '행복하자' 라는 평서문 보다 '행복할까' 라는 의문문을 쓰게 되고, 내 삶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물음표 하나 하나에 답을 찾아가는 내가, 나의 여정이, 너무 아프고 지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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