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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Feb 22' 외래: 피수치,과호흡

  • Writer: Jeong Hanna Raphaela Heo
    Jeong Hanna Raphaela Heo
  • Feb 21, 2022
  • 2 min read

최근 가장 오래 대화했던 외래 기록을 남긴다.

혈액내과에 들렀다. 피 수치가 잘 돌아오지 않는다. 12정도 되어야 정상이라고 하는데, 나의 헤모 수치가 제일 낮았을 때는 4-5였고 지금은 6-7 정도로, 회복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보는 상이 흐릿하고 머리가 띵한건가 보다. 수혈을 또 한번 받았다. 혈장 전혈 뭐 이런거까지 다 받고 나면 꽤 괜찮아 진다. 젊으니까 병원에서 주는 철분 약 정도만 잘 챙겨 먹으면서 2-3개월 후에 경과를 보자 했다. 헤모 수치라는 게 한번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장기로 봐야하고, 하지만 난 젊으니 괜찮을 거라고 한다.


외상외과에 들렀다. 상처는 잘 아무는 중이라고 했다.


정신과 외래를 받으면서는 늘 그렇듯 핸드폰에 노트를 남겼다. 아래는 노트의 내용.


선생님: 한 주간 어떻게 지냈어요?

나:

  1. 현실에 적응하려 노력 중이에요.

  2. 잔상이 뇌리에 남아 힘들고, 그럴 때면 불안하고 정말 통각이 심하게 느껴져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과호흡이 와요.

선생님: 어떤 장면들이 어떤 빈도로 떠올라요?

나: 두 장면이 하루에 3-4번씩 떠올라요.

  1. 내가 들은 비명 (자세히 적진 않겠다)

  2. 차가운 잔상들 (이것도)

선생님:

  1. 당연한 과정이에요. 정씨는 지금 일반적인 사고나 상실이 아닌 모든 세상이 무너지는 사고를 겪은 거에요. 그 힘든 순간들을 버티고 버티다 무너진 거에요.

  2. 교통사고로 후유증을 느끼는 환자들은 대개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고, 그래서 떠오르면 회피하게 되고, 불안하고, 초초해 해요. 차만 봐도 무섭다는 말을 하죠. 그래서 지금 사람을 보면 기분 좋으면서 불안함이 동반되고, 잘 해주는 사람은 더 밀어내는 거에요.

  3. 그럴 때 해주는 설명은, 보통 사고 이후 평균 한 두달은 그런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거에요. 지금 3달이 조금 넘게 지난 상태이기는 한데,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잖아요?

  4. 생각이 현실에 머물러야 해요. 그런데 자꾸 사고가 났던 과거로 돌아가니까 괴로운 거에요. 현실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해야해요. 투약은 그에 맞춰 조정 할게요.

솔루션

  1. 불안할 때 복식호흡 10번씩 3세트만 하기로 해요.

  2. '지금의 나는, 사고 당시의 내가 아니며, 세달 여의 시간동안 치료를 진행하며 훨씬 안정된 상태를 갖고 있다'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머리에 띄워주기로 해요.

  3. 잔상이 보여서 너무 힘들고 과호흡이 오면, 주변에 보이는 물건을 10개정도 읊으면서 자세히 그 물건이나 대상을 설명해봐요. 의자, 갈색 의자, 쿠션이 있다, 이런 식으로요.

  4. 그래도 안되면 물건 1개를 잡고 최대한 자세히 묘사해요. 과거로 돌아가는 생각을 현재에 붙잡아야 해서 그렇게 하는거에요.

뭐 대충 이런 외래 진료를 받았다. 선생님이 주는 도움이 좋다고 생각하고 잘 따르려 하지만, 아직 모든 게 잘 안되니 힘든 거다. 그리고 노력 한다고 잘 되지도 않아서 더 힘들다.


선생님도 아실 테지만 이론적으로도 실제로도, 사람은 무의식을 조정할 수 없다. 이론이 그렇다. Mental Control의 일환으로 thought suppression을 하면 suppression rebound가 생긴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생각이 되려 unconsciousness에서 그 suppression을 하려는 노력을 계속 whirl 해야하기 때문에 ironic error가 생겨 rebound된다는 과학적인 이론이다. 그런 과정을 보고 ironic process of mental control이라고 한다. Thought suppression은 simply impossible이라는 과학적 연구가 진짜 많다구. 그래서 오히려 불면증 환자들을 보고는 '잠'에 대한 생각을 오히려 하지 말고 그냥 give up 하는게 되려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마음이 내 생각대로 조종할 수 있는 애면 얼마나 좋았게. 머리가 말해주는 사실을 마음이 그대로 출력해 준다면 얼마나 편했게. minimal conscious처럼, input of sensation이 output of movement를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았게. 그렇다면 아픈 버전의 내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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